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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10-31 11:54:08
  • 수정 2016-10-31 13: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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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서도협회 초대작가이자 법정수석 상임이사인 목원 한성순(木園 韓星順) 선생이 개인전 ‘화도유묵(華道墨)’을 열고 9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한문서예 오체 작품은 물론 한글서예, 문인화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목원 선생은 이번 전시를 “정리의 느낌으로 했습니다. 따라서 초심으로 돌아가 처음 공부하는 자세로 작품에 임했습니다. 신들린 사람처럼 경의로움과 희열로 작품을 끝내고 나면 마음이 흐뭇하고 행복해 집니다. 붓길여정 45년, 길다면 긴 시간이 참으로 복된 삶이었다고 느낍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작들은 정갈하면서도 정확하다. 그야말로 모본(模本)이 되도록 노력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전시작 중에서 먼저 관심을 끄는 것은 ‘장맹룡비(張猛龍碑)’(70×205cm×11) 전임작이다. ‘장맹룡비’는 북위시대(522년)에 세워진 비석으로, 방필 획이 잘 나타나있는 해서 글씨이다. 강하면서도 시원하고, 날렵하면서도 웅강한 느낌을 준다.


이 작품을 국전지 11장에 썼다. 방대함은 물론 일획 일점에서 초심이 그대로 엿보인다. 이 작품을 한 것도 바로 서학에 입문하던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붓을 잡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의지로 여겨졌다.


이번 전시는 올해 초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 주로 대작 위주로 작품을 했다. 작품을 하는 내내 몰입했다고 했다. “서예는 접신입니다. 글씨를 쓰는 동안 ‘정신일도’(精神一道), 오직 붓으로 춤을 추는 것 같았습니다” 목원 한성순 선생의 서예세계는 한마디로 “정직함을 바탕으로 한 선의 예술을 구현했다”라고 할 수 있다. 


필선에는 필연적으로 작가의 정신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자세와 태도, 마음가짐과 습관 등 지향점이 고스란히 내포되어 필선으로 표현돼 나온다. 서예를 ‘정신의 예술’이라고 하는 이유이다.


‘정직함’이란 작품에 임하는 자세는 물론 평소 가지고 있는 예술관까지를 일컫는 것이다. ‘논어’(위정편)에 나오는 ‘사무사(思無邪)’, 곧 ‘마음에 조금도 나쁜 일을 생각함이 없음’ 그것인 것이다.




자신에게 정직한 그것, 목원 선생이 서예에 임하는 자세가 바로 그것이다. 정신은 물론 서법의 기본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높은 경지에 오르기 어렵다. 기초를 튼튼히 한 다음 그 바탕 위에 자신의 글씨를 써야 한다. 서예는 자연과 가장 가까워지는 예술이다. 따라서 자연과 벗해야 하고, 자유로움을 느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목원 선생은 또한 “멋을 아는 풍류적 서예술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한국서도협회 김영기 회장은 작품집 축사에서 목원 선생의 작품활동을 이렇게 소개했다. “목원 선생은 한국서단의 대 원로이셨던 시암 배길기 엄사(嚴師) 문하에서 정통서법을 익혀 각종 서예대전과 공모전에서 많은 수상으로 그 실력을 이미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심사위원과 대표단체의 임원으로 서예계에서 크게 활동하고 계신 한국서단의 대표적 여류중진 서예가이시다”라고 밝혔다.



또한 학교법인 경기학원 박영진 이사장은 목원 선생의 이번 전시작과 작품세계에 대해 “선생은 이번 전시에서 전(篆)·예(隷)·해(楷)·행(行)·초(草)의 각종 다양한 서체와 문인화를 선보이고 있다”며 “특히 북위서 장맹룡비(張猛龍碑)를 국전지 11장으로 전임하고 있는데 글자의 장법(章法)과 획법(劃法)·자법(字法) 등이 고법(古法)에 충실하면서 각종 법첩에서 결을 찾아 탄실한 작품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인화도 2009년 2월 한국미술관에서 개인전에 보였던 작품보다 한층 완숙미와 절제미가 나타나고 있다. 마음으로 쓴 작품은 언제나 잔잔한 감동을 준다. 생각하면서 공간을 재구성하였고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부드러움과 여유, 평화와 상생의 리듬이 내재되며 신운이 감돌게 한다. 이는 다시 말하면 조형적 질서에 따른 문자의 재구성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시암 배길기(是菴 裵吉基,1917~1999) 선생에게서 사사 받고 경암 김상필(景岩 金相筆, 1914~1995) 선생에게서 초서를 배운 45년 붓의 여정은 전통서예의 규범과 자세를 따르면서도 교훈적이며 교과서적인 서예를 지향하는 선생의 태도가 확립된 것이다. 차분하고 안정되며, 절제된 세련미, 양강미(陽剛美)와 음유미(陰柔美)가 서로 조화와 보완, 균형을 이루는 시암 선생의 서예 특징을 이어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목원 선생의 작품들은 힘이 있고 표일하며, 깊고 고박하다. 결체는 너그럽고, 풍은 굳세고 맑으면서 웅강하다. 북비의 장점에서 함축성과 웅장함을 취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부드럽고 여유가 있다.


목원 선생의 작품은 여러 곳에 석비로 세워졌다. 중국 장가계 옆 남성현 마고산 비림의 석비(70×135cm)는 예서로 썼다. 황간 비림에는 ‘신사임당 사친’ 시를 전서로 썼다. 강화도의 낙조마을 화도면 장화리 테마공원에 강화 풍경을 담은 이규보의 시를 초서로 썼다.


특히 강화 화도면은 이번 전시와 긴밀하게 연관된다. 작가가 매주 쉼터이자 예술정신을 가다듬는 힐링과 충전의 장소, 농가가 있는 강화 화도면을 찾으면서, 이번 전시 주제인 ‘화도유묵’(華道游墨)이 거기에서 나온 것이다. 즉 ‘화도(華道)’는 강화의 화도면 지역을 일컫는 동시에 ‘길을 빛나게 한다’ 혹은 ‘빛나는 길’이라는 상징성이 부여되어 있다. ‘유묵(游墨)’은 ‘사물을 여유있게 바라보면서 쉰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니 ‘화도유묵’이란 ‘빛나는 길에서 사물을 여유있게 바라보면서 서예로 노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목원 한성순 선생은 한국서도협회 초대작가, 법정수석상임이사, 한국서도협회 서울지회 공동회장, 한국서가협회 초대작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서도문화상, 한국서도대표작가상 수상 등을 수상했다.


※ 문의 : 010-4256-0284 (목원 한성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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