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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 새로운 캘리그라피를 만나다! - 세상 모르는 무지랭이 붓과 함께한 외길 인생 60년 - 캘리그라피 ‘한글판’ 편찬…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어
  • 기사등록 2016-05-06 10:39:59
  • 수정 2016-05-06 15: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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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곡 조윤곤 그는 주말이면 광화문 광장에서 평일엔 용산 문화원과 용산구청등 아침저녁 한강변을 나가면 만날 수 있는 붓과 술을 사랑하는 민중 서예작가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붓을 들었고 지금까지 다른 직업은 해보지도 못하고 오직 붓과 60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한 길만을 걸어온 어찌 보면 너무 세상을 모르는 무지랭이 일 지도 모르는 남정네 이다.

 

일찍이 1970년대 초반부터 전라도 전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40년 넘게 인사동에서 붓과 함께 청춘을 불태웠고 아직도 목마름을 해소하기위해 붓과 전쟁 중이다. 아침마다 이촌동 자택에서 용산에 작업실 ‘무원제(無垣齊)까지 한강변을 걸어 출근하면서 그날의 한강풍경을 지인 100여명에게 매일 카톡으로 보내고 있다. 남성에게는 어울리지 않은 찬사지만 “그 마음 아름답다” 고 감히 표현하게 만든다.

 

‘대한민국 문화예술 수석작가’라는 타이틀보다 ‘캘리그라피 아카데미 원장’이란 직함을 더 좋아 하고, 멋들어진 고택에 내걸린 대가의 호방한 명품보다 거리에서 주고받는 소박한 글씨를 소중히 여기는 서예가 매곡 조윤곤. 시대에 뒤처진 예술로 굳어지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자랑스런 문화유산과 디지털 현대문명의 새로운 만남을 매일매일 치열하게 궁리한다.

 

갤리그라피는 그리스어로 어원은 ‘아름답다’는 뜻을 가진 ‘kallos’와 글씨라는 의미의 ‘graphy’가 합쳐진 단어로, 메시지만 전달하는 문자 형태에 조형미를 더하고 감성과 예술성까지 담아내는 글자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부터 조금씩 퍼지다가 최근 대중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서실에서 혼자 고민하는 ‘서생적’ 글쓰기보다 현장으로 찾아가는 ‘대중적’ 글쓰기를 실천하며 전통서예의 화려한 르네상스를 꿈꾸는 이 시대 새로운 서예가의 변신. 우주의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 새로운 세상 캘리그라피에 붓으로 열정을 불 붙여 본다.

 

그런 그가 ‘캘리그라피 기법’ 한글편을 작년 3월20일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2000년초 필자가 처음 캘리그라피를 시작 했을때 ‘서예 다 말아 먹는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 서예계 내부에서 조차 캘리그라피가 유행하는걸 보고 실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는 매곡 조윤곤은 고심 끝에 ‘서예문인화’ 이홍연 사장님의 격려에 용기를 내어 이책을 기획하고 출판하게 됐다”고 감사의 말을 전한했다.

 

캘리그라피가 대중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지 10여년이 넘었지만, 전통 서예인의 관점에서 연구서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까지 서예계 내부는 보수적 정서가 완강하지만 그럼에도 서예와 캘리그라피는 만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확고한 지론이다.

 

캘리그라피도 붓이나 펜 등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그 기본은 서예라 할 수 있다. 붓을 잘 다룰 줄 알면 캘리그라피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저자는 “기존 서예 교재나 캘리그라피 실용서 만으로는 초보자들이 풀기 어려운 문제가 많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말한다.

 

책은 크게 기초 편, 응용 편, 작품 편으로 3단계로 편집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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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 초보자를 위해 책의 시작 부분에서 용어 해설과 획의 변화에 따른 글자의 느낌을 자세히 소개했다.

 

활자 문화는 컴퓨터를 통한 다양한 폰트가 보급되면서 글씨와 디자인이 복합된 형태로 급 발전했다. 따라서 정형화된 기존 문자 체계는 표현력의 한계에 부딪혔고 살아 숨 쉬는 글씨가 눈길을 끌었다. 친근감과 동양적 감성을 수반한 시각적 언어인 캘리그라피의 태동 배경이다.

 

 

캘리그라피는 붓, 펜, 또는 여타의 미술도구를 활용한다. 이것은 인쇄 활자나 컴퓨터 서체에 상대되는 개념으로 다양한 필기구를 사용해 손으로 직접 쓰고 디자인한 모든 글씨를 포함한다.

 

한국 캘리그라피의 특징은 서예를 기본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는 한글이 우리 눈에 익숙해져 있기도 하지만 지금 외국인들은 한글을 문자예술로 알고 한글에 관심이 높아져 있으며, 미적 감각도 한글을 통해 인지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붓을 다룰 줄 알면 한글의 조형미를 체득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캘리그라피 완성도까지 올릴 수 있다.

 

동시에 캘리그라피는 전통서예와 구분된다. 서예는 붓, 먹, 화선지를 기본으로 규범과 필법을 중시하지만, 캘리그라피는 기존 체계에 얽매이지 않고 실용성과 상업성을 자유롭게 추구하므로, 서예와 캘리그라피는 형태적으로 유사한 체계지만 내용적으론 차이가 크다.

 

또한 캘리그라피는 실용성과 상업성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타이포그라피와도 상이하며, 작가의 철학과 사상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단조로운 펜글씨와도 다르다. 이렇듯 캘리그라피는 특별히 창작되었다기보다 예술의 발전 단계에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자연스런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급변하는 시대라지만 우리 몸에 맞는 우리만의 표현방식이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스며든 문화적 특성을 잘 이해할수록 우리의 문화적 창조성은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우리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문화적 유산을 가졌다. 서예 또한 우리 문화를 풍부하게 만든 훌륭한 자산임에 분명하다. 이제 고전 서예를 바탕으로 디지털 문명과 현대적 디자인을 보완하고 접목하는 것이 우리에게 맡겨진 과제일 것이다. 좁게는 피로에 지친 현대인에게 휴식을 주는 청량제로부터, 넓게는 한국을 문화강국으로 이끄는 동력을 길러내는 일까지, 캘리그라피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엄격한 선배들이 “서예는 저잣거리 예술이 아니”라고 호통을 치는 상황에서도 광화문 네거리에서 5년 넘게 ‘가훈·명구 써주기 행사’를 지속해 왔으며, 동료들과 함께 거리나 학교로 직접 찾아가 써준 작품만 10만 점이 넘는다고 하니, 그것만으로도 한국 서예계에서는 특이한 이력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서예가뿐만 아니라 문인화가로서도 프랑스, 중국, 일본, 미국 등에서 초대전을 여러 차례 열었을 만큼 실력파에 속한다. 매곡 조윤곤은 어린시절 고향에서부터 인사동입성, 그리고 지금까지 서예의 대중화란 신념을 꾸준히 실천했다. 우리글씨가 변하는 모습을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그 속에서 예술적 영감을 찿기 위해서였다. 그가 작업실 이름을 ‘무원제(無垣齊)’라 칭하고 동료들과 ‘사랑방’처럼 드나드는 까닭이다.

 

한글 서예, 한문 서예, 캘리그라피, 문인화 대표작 40점을 선보일 예정이며, 장르는 조금씩 다르지만 그가 일관되게 강조해온 ‘자연미’는 모든 작품을 관통한다.

 

서예와 캘리그라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작품감상과 작가와 만남도 가능하고, 전시회를 찾아준 모든 관람객에게 현장에서 캘리그라피 작품을 선물할 계획이라니 이런 좋은 기회는 흔치 않을 것이다.

 

또한 매곡 조윤곤 작가는 출판기념 행사에서 동료들과 함께 캘리그라피의 ‘멋’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광화문 광장에서 2016년 한 해도 구슬땀을 흘리며 주말을 맞이 할 매곡 조윤곤을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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