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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영남 2심서 무죄… 전국 미술인들 강력 반발 - 전국 209개 미술단체 10만 미술인 분노 - “조영남은 미술인들에게 엄중 사죄하라”
  • 기사등록 2018-08-27 14:17:00
  • 수정 2018-08-27 14: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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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영남 대작(代作) 사건에 대한 2심 재판부의 무죄판결과 관련해 전국 미술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 (사)한국미술협회 이범헌이 이사장이 8월 23일 예술회관에서 조영남 대작(代作) 사건 무죄와 관련, 전국 미술단체 공동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8월 23일 (사)한국미술협회,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서울미술협회 등 전국 미술단체장 70여명은 서울 목동에 위치한 예술회관에서 대한민국 범미술인 대책위원회를 열고 “이번 판결에 대해 대한민국 모든 미술단체와 전국 미술인 가족과 더불어 강력히 규탄한다”며 “대법원의 공정하고 현명한 판결을 바란다”는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근대 회화의 진품 가품을 가릴 때 덧칠만 해도 가짜라고 판단한다”며 “남이 그린 작품에 사인만 하고 본인 작품이라고 말하는 것은 창작에 대한 모독이며 지금도 99.9%의 전문미술가들과, 장애인 미술인들은 입으로, 발로, 혼신의 힘을 다해 작품을 만들어 내는 화업을 천직으로 하는 화가들의 가슴에 상처와 실의를 안겨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영남은 공인으로서 이 사건에 관계되었던 송 화백과 그림 소장자를 비롯한 작품 활동을 하는 미술인들에게 엄중히 사죄하고, 전시회에서 조영남의 작품을 감상한 많은 관람객에게도 진정성 있는 사죄와 반성으로 개과천선 할 것을 촉구한다”며 “향후 조영남의 사죄와 반성 없는 전시활동과 작품판매에 대해 단호히 미술계에서 퇴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사)한국미술협회 이범헌 이사장은 “법률적 판단 이전에 반성할 줄 모르는 조영남 씨의 오만한 태도에 전국 209개 미술단체의 10만 미술인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를 떳떳하게 내세우는 파렴치한 행동은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조영남은 지난 2006년 대작 화가가 그린 그림에 덧칠 작업만 한 뒤, 자신의 이름으로 판매해 1억 여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에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8월 17일 열린 2심에서는 무죄선고를 받았다.


조영남 씨는 이날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림을 덤벙대며 그리다가 이 사건 이후로부터 진지하게 그릴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미술활동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전국의 미술인들은 조영남 씨의 무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향후 대법원의 판결에 전국 미술인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성명서 전문-


조영남 대작사건의 무죄판결에 대해 전국의 209개 미술단체는 전국의 10만 미술인을 대신하여 다음과 같이 성명서를 발표한다.


미술이란 창작활동으로써 남이 대신 그려 주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용납되지도 않는다. 사회 일각에서는 미술계에 대작이 비일비재한 것처럼 말하는데, 대신 그려 주는 것이 아닌, 현대미술의 특정분야의 극소수 작가에 한정한다.


조영남은 2016년 YTN과의 인터뷰에서 작품의 90%는 “송”이라는 사람이 그렸다고 말했다. 근대 회화의 진품 가품을 가릴 때 덧칠만 해도 가짜라고 판단한다. 남이 그린 작품에 사인만 하고 본인 작품이라고 말하는 것은 창작에 대한 모독이며 지금도 99.9%의 전문미술가들과, 장애인 미술인들은 입으로, 발로, 혼신의 힘을 다해 작품을 만들어 내는 화업을 천직으로 하는 화가들의 가슴에 상처와 실의를 안겨주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대작과 공동작업 또는 기초 작업에 대해 개념적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며, 조영남이 주장하는 창작 방식도 사전에 공시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남이 그린 그림에 자신의 사인을 하고 팔아먹은 행위는 기만행위이자 사기행각이다. 창작의 기본기와 최소한의 도의도 갖추지 못한 조영남의 철면피 행위에 대하여 전국의 모든 미술인들은 모욕감과 분노를 표한다.


조영남은 공인으로서 이 사건에 관계되었던 송화백과 그림 소장자를 비롯하여 작품 활동을 하는 미술인들에게 엄중한 사과가 있어야 하고, 전시회에서 조영남의 작품을 감상한 많은 관람객에게도 진정성 있는 사죄와 반성으로 개과천선 할 것을 촉구한다.


재판부는 현대회화에서 보조자를 쓰는 것이 법률의 판단 영역이 아니라고 하여 대작한 사실을 통보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고, 조영남은 “낚시 좋아하는 사람이 낚시 하듯 계속 그릴 것(대작으로)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화가의 영혼을 짓밟는 판결이며, 법률 이전에 기본적인 양심과 도리를 모르는 발언이다. 우리 미술인들이 분노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반성할 줄 모르는 그의 오만한 태도다. 예술의 영역에 이런 행위가 용납된다면 대한민국 미술계는 혼란과 수렁에 빠질 것이다. 향후 조영남의 사죄와 반성 없는 전시활동과, 작품판매에 대하여 단호히 미술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대한민국 문화선진국 국민에게 호소한다. 법의 처벌을 벗어났다고 해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것은 범죄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성은커녕 당당하게 합리화하려는 것은 미술계의 정도를 무너트리는 행위이다. 이러한 행위를 떳떳하게 내세우는 파렴치한 행동이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절대성을 강조하고자 성명서를 발표한다.


이번 판결에 대해 대한민국 모든 미술단체와 전국 미술인 가족과 더불어 강력히 규탄하며 향후, 대법원의 공정하고 현명한 판결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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