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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창(洪石蒼) 展 ‘수묵의 향기, 그리고 별꽃의 노래’ - 27번째 개인전 동양화· 서예·문인화 등 총 180여점 전시
  • 기사등록 2017-09-03 16: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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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이나 법도를 깨뜨리고 자유에 이르는 데는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가? 자유가 자유를 깨고 넘어 비로소 자유롭다는 의식조차 넘어서는 경지는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홍석창 교수(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명예교수)의 대규모 작품전이 전시되고 있다. ‘수묵의 향기, 그리고 별꽃의 노래’라는 주제로 18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하는 선생의 27번째 개인전이다.



전시 작품을 대하면서 가장 먼 든 생각이 바로 ‘파격의 미학’이 도달하는 지점이었다. 파격을 넘어서는 순간 파격은 파격이 아니고, 일탈을 넘어서는 순간 일탈은 일탈이 아니다. 홍석창 선생 작품의 ‘파격의 미학’은 바로 ‘파격과 일탈의 그 너머’라는 하는 생각을 했다.


홍석창 선생의 이번 전시가 열리는 ‘지붕 없는 박물관 창조도시 영월’은 홍석창 선생이 태어나서 시·서·화(詩·書·畵)를 통하여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卷氣)의 꿈을 잉태한 곳이다.


선생은 영월을 떠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중국문화대학교 예술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하고, 모교 홍익대학교에서 40여 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지도하는 한편 활발한 작품 활동도 전개했다. 퇴임 후 고향을 떠난 지 60여 년만에 영월로 돌아와 홍석창 예술창작공간에서 작품창작에 매진하고 있다.


먼저 홍석창 미술관 전관에 걸쳐 전시되는 작품을 개괄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1층전시실에는 전통성이 짙은 동양화, 서예, 문인화 등의 작품을 전시했다. 2층 전시실에 설치된 가로 4미터, 세로 10미터의 작품 ‘대자연’은 단번에 관람 객을 사로잡는다. 솟구치는 힘과 생명력을 뿜어내는 대형 수묵조형 작품은 그 자체로 거침없는 파도처럼 관람객을 덮쳐온다. 이 작품 외에도 굵은 필선으로 자유분방하게 구사한 활달한 수묵 조형 대작들이 전시장 벽면을 채운다.


2층 전시실 천장에는 대형 연그림이 설치되어 있어 눈길은 끈다. 3층 복도에는 한국 전통의 방패연, 가오리연에 그림을 그린 연그림이 북도 천장에 매달려 있어 마치 드높은 창공을 연상시킨다.


3층 전시실, 작품명 ‘별꽃’의 화려한 채색과 수묵이 혼융된 대작들을 마주하면 삶의 열정, 희열, 행복감에 젖는다. 4층 계단의 넓은 공간에서는 수세미를 조형화한 기운생동하는 먹그림을 만날 수 있다. 또한 4층 도서실에는 40년 전에 그린, 국가표준영정 단군 초상화가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홍석창 선생의 이번 전시는 파격을 넘어선 자유로의 환원, 그리고 다시 자유조차 벗어나는 일탈이 반복, 교차해 일어난다.

오광수 미술평론가(뮤지엄 산 관장)는 홍석창 선생의 이번 전시작품에 대해 “문인화를 말할 때 그림 속에 시가 있고 시 속에 그림이 있는 경지를 이상으로 한 것인데, 홍석창의 세계는 서와 화가 공존하는 데 그 독자의 영역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그림과 글씨가 한 화면에 서로 어우러져 있다고 할 수 있으나 그보다는 그림과 글씨가 분화되지 않았던, 즉 서화는 이명동체라고 한 근원으로의 회귀의식을 구현해보이고 있다”고 평했다.


그의 세계는 이름은 다를지언정 그 뿌리는 같은 것이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추구해 보이고 있는 점에서 다른 동양화가들에서는 좀 처럼 볼 수 없는 면모이기도하다.


실로 이 점에서야말로 그 독자의 경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원초적인 서화의 환원을 추구하는 것에 다름없다. 그의 작업의 편력을 소급해보았을 때 근래에 이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니까 그림은 그림의 영역을 벗어나 글씨에 가까워지고 글씨는 글씨의 영역을 벗어나 그림이 되어가고 있다.


이 환원의식은 하나의 거대한 드라마를 만들어놓는 요인이 되고 있다. 파격과 일탈의 미학이만드는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마주하는 느낌이다.” 홍석창 선생의 파격과 일탈의 미학은 문인화, 수묵화, 채색화의 경계와 장르를 벗어나 스스로 자유의 경지를 획득하고, 독보적인 예술세계를 형성한다.


선생의 작품 소재인 꽃, 별꽃 등은 필연적으로 노래와 렙소디(rhapsody, 광시곡)로 승화된다. 이는 사물이 어느 한 가지만으로 형상을 갖는 것이 아니라 우주 만물이 서로 융회와 조화를 이루어서 이룩한 것임을 은유하는 것이다.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는 일차적으로 작품 의도를 파악하는 데 애써야 한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그친다면 작품을 감상하는 궁극적 목적을 이루지는 못한다. 즉 관람자의 내면에 자리잡아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야 한다.


일차적인 과정에서 이차적인 과정으로 나아갈 때 우리가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이유를 비로소 충족시켜 줄 수 있다. 포도가 포도즙이 되는 것은 물리적 변화이다. 포도즙이 포도주가 되는 것은 화학적 변화이다. 포도주가 사랑이 되고, 성체가 되는 것, 그것을 ‘메토이소노’라고 한다. 번역하면 ‘성화(聖化)’, 즉 ‘거룩하게 되기’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을 보고 양식과 주제와 형식을 파악하는 것을 물리적 변화라고 한다면, 그것이 심중에 스미어 감성을 자극하고 심상에 무늬지는 현상을 이끌어낸다면 이는 화학적 작용이다. 더 나아가 새로운 창조적 결과물을 생성해내는 데까지 이른다면 그것이 바로 ‘메토이소노’이다.


홍석창 선생의 작품 <별꽃> 시리즈, <꽃의 광시곡 (狂詩曲)> 시 리 즈 , <몽중몽(夢中夢)> 등에서 읽 어 낸 것은 바로 ‘메토이소노’였다.


선생은 선과 면, 수묵과 채색이 그림이 되는 단계를 넘고, 그림이 그림을 떠나고 서 (書)가 서(書) 떠나는 화학적 단계도 넘고, 마침내 혼융의 경지, 환원 회귀의 ‘메토이소노’에 이른다.


이때의 환원과 회귀는 처음의 그것이 아니다. 그리하여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의 임계상태 저 너머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이른 것이다.



한편 지난 4월 28일, 전시 개막식에는 수 많은 미술계 내빈과 작가들, 축하객들이 참석하여 전시회를 축하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전뢰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명예교수를 비롯해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하철경 회장, (사)한국미술협회 이범헌 이사장, (사)서울미술협회 이인섭 이사장 등 한국 미술 문화를 이끌어가는 주요 단체장들이 대거 참석햇다. 또한 전국의 미술대학 교수 40여 명과 원로화가, 서예가, 문인화가, 공예가, 미술 언론인, 강원도 문화예술을 주관하는 김학철 문화관광체육국장, 오일주 2018평창동계문화올림픽 조직위원장 등 500여 명의 축하객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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