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은 4월 3일부터 ‘조선통신사가 지나간 길 – 도카이도 53차’라는 주제로 상설전시관 3층 일본실에서 새로운 상설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공개하는 전시품은 병풍 2점, 족자 2점, 액자 1점, 판화(우키요에) 8점, 그리고 서적 2점으로 총 14점이다.
도카이도(동해도)는 조선통신사가 교토(京都)에서 에도(江戶)로 이동할 때 이용했던 길로, 53차는 53개의 역참을 가리킨다. 이번 전시는 1711년 조선통신사행의 부사副使였던 임수간任守幹(1665~1721)이 저술한 사행록使行錄인 ‘동사일기東槎日記’에서 묘사한 도카이도의 풍경을 우키요에와 병풍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전시다.
먼저 우키요에(浮世繪) 작품인 ‘도카이도 53차’에서는 도카이도의 역참 중 여덟 곳을 뽑아 ‘동사일기’의 기록과 함께 소개한다. 조선통신사가 일본에서 마주한 이국적인 풍경에 대한 감상을 그 실제 모습을 묘사한 우키요에 작품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동일한 제목의 병풍 작품인 ‘도카이도 53차’에서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도카이도 53개 역참의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앞서 소개한 여덟 곳의 역참의 위치를 병풍에 표시한 패널을 별도로 설치하여 우키요에 작품과 비교하며 감상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도카이도 53차’ 병풍은 2016년 하반기에 국립중앙박물관이 구입하여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하는 소장품이다.
또한 중종中宗의 실명을 언급한 국서의 개찬문제를 둘러싸고 격렬히 대립한 1711년 통신사의 정사正使인 조태억趙泰億(1675~1728)과 에도 막부 측의 의전 총책임자인 아라이 하쿠세키(新井白石, 1657~1725)의 초상화도 선보인다. 조태억 초상화는 일본 화가가 그린 국내에서 유일한 조선통신사의 초상화이기도 하다.
이밖에 조선통신사행렬을 그림과 함께 해설한 감상용 안내책자인 ‘조선인대행렬기朝鮮人大行列記’, 그리고 조선통신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비와(琵琶) 호湖의 섬인 지쿠부(竹生) 섬을 그린 일본근대회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상설전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2017년 5월 31일 ‘큐레이터와의 대화’에서 담당 연구사에게 들을 수 있다. 상설전시관 일본실은 연중 무료 관람이며, 이번 공개는 8월 20일까지 계속된다.